꽃의 말

가을비

후야 mom 2020. 10. 22. 05:51

비는 밤부터 내리기 시작하더니

아침이다

감나무 밑에서 물 한모금 기다리던 여자, 콩

비닐을 덮어쓴 마늘과 양파도

갈증 해소가 되었겠지

낙엽이 한 잎 내손으로 들어온다

쓸쓸하다고 쓸까

비, 물이 소중한 아침

뒤란에 시멘트 작업했던 곳에도

물방울이 떨어진다

점점 색이 바래져가던 노랑국화

그 남자 옆에서 눈치만 보던 수국

붉은 제라늄

그들에게도 가을품이 넉넉하다

밥에 넣을 콩 까는 손이 바삐 움직인다

구수한 냄새가 집안가득

풍성한 가을아침

 

여자, 가을비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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