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밤부터 내리기 시작하더니
아침이다
감나무 밑에서 물 한모금 기다리던 여자, 콩
비닐을 덮어쓴 마늘과 양파도
갈증 해소가 되었겠지
낙엽이 한 잎 내손으로 들어온다
쓸쓸하다고 쓸까
비, 물이 소중한 아침
뒤란에 시멘트 작업했던 곳에도
물방울이 떨어진다
점점 색이 바래져가던 노랑국화
그 남자 옆에서 눈치만 보던 수국
붉은 제라늄
그들에게도 가을품이 넉넉하다
밥에 넣을 콩 까는 손이 바삐 움직인다
구수한 냄새가 집안가득
풍성한 가을아침
여자, 가을비 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