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내리는 비, 빗소리에 잠을 깬다
비는 옛날 감성을 소환하지
수채화 같은 풍경아래 피는 小菊
눈물을 달고도 웃는다
건드리면 곧 터질 것같은 일상
떠나오길 잘했네
바싹 말라가던 나뭇잎도 살아있음을 전해온다
손바닥에 빗물을 받아 후우 불어본다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던 유년시절
뛰다가 걷다가 뒤를 돌아보기도 하였지
온몸이 비에 젖어도 웃음이 그치지 않던 그날
살아내는 기운도 그곳에서 얻는다
바람에 흔들리는 시절
어떤 인연에서 나를, 너를 만났는지
이쯤에서 비로소 눈을 뜬다
가을, 떠나려는 너를 붙잡지 않으리
먼길을 돌아 꽃에서 길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