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

홍도에 가다

후야 mom 2022. 10. 24. 09:41

고향 언어가 그리운 나이에

추억도 공유하는 절친들과의 여행은 언제나 설레인다

며칠전에 먼저 떠난 친구(동희)의 빈자리가 안타까운 가을날

목포에서 오후 1시, 홍도행  쾌속선을 2시간 30분 탔다

생각외로 바다가 잔잔해서 별 어려움없이 홍도에 도착

홍도에 닿자마자 부두 옆 건어물 파는 곳에 짐과 보따리를 맡기고

곧장 유람선을 타고 홍도 일주를 한다

새벽 6시에 관광버스를 4시간을 타고 목포에 도착

점심식사 후 배타고 홍도로, 다시 유람선 승선

늙은이들의 일정이 숨가쁘게 진행된다

가을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홍도의 기막힌 절경

눈 앞에 펼쳐지는 파노라마는 영화속 장면같이 아름답다

자연의 색을 입고 꼿꼿하게 서 있는 붉은 바위들

紅島(red island) 이름도 곱다

안내원의 경쾌한 해설이 무르익을 무렵에 나타나는 해상횟집

조금 놀랍고 이색적인 풍경이다

남자들이 즐기는 소주 한 잔의 낭만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상술(?)

마치 동남아 여행 중에 만나는 선상 시장같다

조금전까지 풍경에 취해있었는데 기분이 그랬다

사진을 찍는사람 포즈를 취하는 여자들의 웃음이

가을 해를 닮아간다

한번쯤은 내 나라의 수려한 다도해의 아름다움을 볼 만하다

저녁 식사는 바닷가의 횟집에서 양주(로얄살루트)를 나눠마신다

생선회를 전혀 입에대지 못하는 친구를 위해

소라를 익혀오는 친구의 배려가 눈물겨운 우정이다

몸은 말없이 피곤하다는 소식을 전해오건만

아랑곳하지 않는 신반 친구들은 노래방을 경유한다

좋은 추억과 그렇지 못한 추억은 서로 공존하는건지

좋지못한 그림이 잠시 있었다

술로 인한 에피소드는 결국 경찰이 다녀가기도했다

실컷 울고 실컷 웃는 친구들 땜에 밤잠을 설치기도 하였지

이튿날 일정은 조식 후에 배를 타고 흑산도를 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바다가 허락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

오후 일정을 당겨서 흑산도는 패스하고 서둘러 목포행 배를 탔다

바다 날씨는 하늘의 영역이라 감히 예측을 못한단다

어제의 날씨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홍도

쾌속선(남해엔젤)은 이름과 다르게 처음부터 춤을 추기 시작한다

멀미약을 먹은 친구나 안먹은 나나 고통은 다르지 않다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시간은 끝날 줄을 모른다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바다위에서 경험을 하게되는구나

아무도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이 두시간 정도 지나서야

겨우 안전지대라고 방송을 한다

조금전까지 아수라장이었던 상황은 사라지고

서로 얼굴부터 살피는 친구들의 웃픈 그림들

목포 육지에 발이 닿는 순간이 안전지대였다

홍합탕 국물로 입가심을 하고 기다리고 있던 부산행 관광버스를 탔다

코로나19 이후에 정지 됐던 관광사업이 활기를 띄면서

고속도로에는 증체구간이 많아졌다

오후 일정을 버리고 곧장 버스를 탔건만 저녁 늦게 도착했다

힘든 일정을 소화하느라 몸은 녹초가 됐지만

생의 가을을 맞이한 친구들과의 여행은

그대로 살아있는 추억이 되었다

살아있어 고맙다는 친구의 인삿말을 기억하며

다음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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