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청춘들이 카페에 앉아서 동남아 여행 상품을 고르다가
문득 서울이 궁금해졌다
내 나라보다 못한 동남아보다는
우리의 지나간 역사를 찾아보자는 결론에 닿았다
서울에 사는 절친에게 통보(?)를 했더니 환영한다는 확답을 받고
가을도 봄도 아닌 엄동설한에 서울탐방이 이루어졌다
2월2일부터 4일까지 2박3일간의 방문이다
다만 그날의 날씨가 춥지않기를 바란다
서울로가는 기차를 타는 날
다행히 하늘 날씨가 그런대로 괜찮다
늙어도 여행의 설레임은 젊은이 못지않아 서로 쳐다보며 연신 웃는다
서울역에서 기다리는 친구들
언제 보아도 반가운 고향 친구들과의 점심식사는 즐겁다
숙소는 옥순이 집으로 정했다가
미사리에서 도심으로의 진입이 여의치 않아서 호텔을 얻었단다
사당동 네거리에 있는 SR호텔로 고향 선배가 운영하는 곳
생각지도 않은 복이다
오후 첫 일정은 유람선 승선이라 한강으로 간다
강바람이 제법 쌀랑한 한강에서 사진을 찍었다
어디서와서 어디로 가는지 늘 그자리에서 기다리는 강
그러나 나의 청춘은 무심히 흘러가버렸고
물이 닿는 그곳이 영원이겠지
이튿날은 남산타워로 향한다
승용차가 아닌 미니밴(스타리아)이 우리를 기다린다
서울의 상징인 남산에 케이블카를 타고 올랐다
남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전경
친구의 설명을 들어도 어디가 어딘지 모르는 곳이 한양 도성이다
사대문 안에 살던 양반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점심식사는 장충동의 유명한 족발집으로 갔더니 모두가 원조
유명세만큼 쫄깃한 식감이 입에 감긴다
이제는 창덕궁으로 가기 위해 종로로 간다
종로에는 옛 궁궐이 5개가 존재하는데 다 찾아보지는 못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
유럽의 어느 나라 역사의 현장보다 못지않은 아름다운 궁전이다
그 옆에 있는 창경궁 역시 모두가 귀하고 웅장하다
임금의 숙소로 쓰였다는 후원도 나무도
후손에게 전해줘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책으로만 보았던 문화유적지를 직접 걸어보는것 만으로도 부자가된 기분이다
오후의 바람이 제법 쌀쌀해지는 시각에 길 건너 인사동으로 간다
평일인데도 오가는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많다
사람들 틈새로 '귀천'카페를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인사동 어느 골목에 천상병 시인의 부인 '목순옥여사'가 앉아있던 그곳
저녁식사는 정통 중국집에서 코스요리를 대접 받았다
다양한 맛과 향이 진한 북경 요리다
해저물녘이라 피곤이 몰려오는데도 방배동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긴다
친구가 기다리는 노래방에서 무려 3 시간을 놀았다
춤추고 노래하고 그래도 모자라는 시간과 사연들
마지막 일정이라 아쉬워하며 헤어진 시각이 12 시다
어제도 새벽 3시에 자리에 들었건만 오늘도 역시 새벽으로 달리는구나
불콰해진 친구들 얼굴이 소년처럼 아름답다
집으로 돌아오는 날 서울의 하늘은 흐림이다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고마운 맘을 서로에게 전한다
언제 이런 호사를 누리겠는가
꿈결에 다녀온 듯한 서울여행은 친구들이 있어 행복했다
이제는 부산에서 만나자 친구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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