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다가 한몸이 되어 춤추는 비바람에게 몸을 맡긴다.
이미 보이지 않는 주위와 육감
들리는 건 서로 부딪히는 뜨거운 호흡
언제나 잘난척하던 태양의 유혹도 돌아가야 할 이유 없는 시간
느린 걸음으로 걷던 산책로의 가로수
방금 보였던 작은 어선도 회색의 늪에서 헤어나질 않는 오후의 비
눈을 감아버린 하늘 그 아래에서 늘 올려다보던 바다
그들이 어울려 춤추는 동안
점점 먹물처럼 진해지는 물 그리고 어둠
6 월 25 일은 60주년이 되는 육이오(6,25) 사변 기념일이다.
전후세대라 직접적인 경험은 없다.
교육을 통한 지식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전쟁은 상처를 낳고 그 상처로 인한 배고픔은 슬픔이다.
경쟁사회에서 내가 뺏지 않으면 뺏기는 논리라지만
그러나 상처가 남긴 후유증은 영원하지 않은가
정치논리보다는 인간의 언어로 쓰는 휴머니즘을 원한다.
존재가치 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다.
등대의 불빛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