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일년이 가고 있습니다.
비바람이 그날짜에 온다고 했지만
달력은 울지 않았고 벽에도 글씨가 사라졌습니다
어제도 그제도
온기없는 불을 켜 놓은 채
그릇을 포개놓지 못하고 가루를 뿌렸지요
사람, 파도 그리고 솔잎이 떨어졌습니다
딱 일 년전이었습니다
누군가 바람을 싣고와서 내려놓고 갔습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름 성별도 없는 게으름이
아침을 불러 노래를 부르게 하더니
옆자리가 불편한지 뜨거운 물만 들이킵니다
손에서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언어의 유희처럼
거품이 가라앉질 못하고 둥둥 떠다니는 길
금요일 오후는 갈색옷을 입고 옵니다
일년만에 만나는 그
신발을 신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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