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말

雲門寺

후야 mom 2010. 10. 20. 15:05

오후 늦게 가을햇살에 고즈넉한 절을 찾았다.

지나치면서도 들어가보지 못한

비구니승들의 공부하는 도량으로 더 유명한 운문사

생각보다 깊고 맑다. 

절마당에는 500년 된 소나무가 낮술에 취한 듯 고개를 떨구고

밀집모자를 쓴 스님들의 걸음이 분주하다.

가을걷이를 하는건지 텃밭에서 작업하는 스님

카메라를 들고 구름다리를 오가는 그녀의 등 뒤로 들리는 독경소리.

부처님 사리탑을 돌아나오니

골짜기에 박힌 돌들이 구름되어 한곳으로 모여들고

물속으로 시집간 나뭇잎들도 새옷으로 단장한다.

아마도 오일장에 장마실을 가는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보따리마다 가득한 가을.

神이 창조한 인간구원은 자비에 있고

이상향에 닿을 수 있다는 희망과 깨달음의 진수

돌계단을 지키는 해치에게도 있는지 목탁소리만 따라온다.

불전함이 보이지 않는 대웅보전에 꿇어앉아

이 시간을 넘어가는 공간에서 부처님의 깨달음에 닿게하소서

다음에 찾아올 때엔 겨울을 넘어 봄이되길..........

청도의 깊은 호거산 밑에는

영원으로 달리는 구름기차가  출발점에 서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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