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전시상황

후야 mom 2010. 11. 24. 13:51

북한에서 우리 해군이 '호국훈련'을 하고 있는 곳으로 포탄을 쏘며 공격을 해왔다. 그것도 연평도 어촌에 민간인이 살고 있는 곳을 향해 포탄공격을 한 것이다. 군인이 두 명 사망하고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로 국민모두 불안하다. T,V 뉴스로 실시간 전황을 알 수있지만 곧 전쟁이 날 것만 같아 조바심이 난다. 통상적인 군대훈련을 시비하며 선전포고를 하는 저들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핵무기를 보란듯이 미국에 발표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세습왕국, 체제를 유지보존하려는 의도가 눈에 보인다.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해 놓고 자기네 영토에 한치라도 침범하면 곧바로 응사하겠다며 으름장이다. 10년을 햇빛정책으로 온갖 술수를 다 받아주며 퍼 주었건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눈빛과 분노만 살아있다. 인간적인 대우를 해준 댓가를 이런식으로 되갚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우는아이 젖물리는 것처럼 다독이며 왕래하던 지난 사람들은 무슨 변명이라도 해야한다. 죽은자는 말이없고 남은 사람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치인들을 봐야하다니 한심하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뵈이는게 없는 그들. 

 지구상에 분단국가는 우리나라만 남아있다. 완충국 즉 강대국 사이에 끼어있는 특수한 상황국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통일이여 어서오라고 손짓만 하다가는 하세월이 지나갈 것이며 중국이 변화지 않는한 통일은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이다. 우리역시 그들을 똑바로 인식하며 판단을 해야한다. 핵무기를 개발한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오로지 전쟁으로 승부를 걸어오겠지. 이겨야만 살아남는 전쟁논리는 지구촌을 울리고서야 끝이날까. 실시간 들려오는 뉴스로 하루가 길어진다. 남편은 비상대기중이라며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80년대 초에도 실제상황이 있었다. 북한군인 '이웅평 대위'가 미그기를 몰고 휴전선을 넘어온 사건이다. 마을 확성기를 통해 긴박한 상황을 알려주면서 ' 주민여러분 이 상황은 훈련용이 아니고 실제상황 입니다 민방위 대피소로 속히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그때 남편은 어린아들과 나를 두고 비상근무하러 집을 나갔었다. 꼼짝 못하고 집안에서 바들바들 떨었던 기억이 다시 되살아오는 상황이 된 것이다.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한 전시상황으로 노출되기 마련이다. 불타고 있는 마을을 두고 육지로 나와야하는 주민들의 표정이 두려움에 떨고있다. 전쟁영화만 봐도 무섭고 진저리쳐지는데 실제로 포탄이 산으로 마을로 날아와서 온통 불바다로 변하는 광경을 봤으니 얼마나 무서웠을까. 살던 집과 전답을 버려두고 배에 올랐을 주민들의 뇌리에 악몽같은 기억으로 자리하겠지.

 자정이 되어서야 소강상태라는 자막이 뜬다. 전사한 장병들과 다친 군인들 그리고 불안에 떨어야했던 연평도주민들이 편안한 밤이 되길 기도한다. 살면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장하게 마련이지만 결코 전쟁 공부만은 하기 싫다. 자식을 군대로 보내놓고 시름에 잠겼을 이땅의 부모님, 하루를 온전하게 하느님께 바치면서 잠자리에 든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명시인의 죽음  (0) 2010.12.07
日語  (0) 2010.12.01
바람  (0) 2010.11.21
화해와 용서  (0) 2010.11.17
된서리  (0) 2010.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