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감정은 시시때때로 변한다고 했던가.
하루에도 몇번을 다짐하고 다시 거꾸로 돌리기도 하는 심정을 하늘도 알고 있을까.
교통사고가 나고 처리후에 현장에서는 아무일 없을거라며 서로 다독이며 헤어졌다.
그리고 사흘후에 만났을때에는 전혀 다른사람이 되어 있었다.
얼굴이 붓고 목에는 붕대같은 걸 둘러 매우 아파보였다.
걱정도 잠시 그동안 전화나 문자 한통 없었느냐며 원망하는 얼굴이 낯설었다.
내가 아프지 않기 때문에 동승자가 다쳤으리라는 걱정을 하지 않았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지만
내가 그토록 잘못을 했나하는 오기에 외면하고 싶었다.
좋은관계라서 쉽게 풀어갈 줄 알았는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상대 차량 운전자는 아무일이 없었다며 전화가 왔지만 개운치 않은 날이 지나간다.
계속 다니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니까 좀 기다려보자고 하였지만
행여나 하는 마음에 가급적이면 보험으로 처리하자고 했다.
그러다가 결국은 사건이 나고 열흘이 지나서 보험사에 신고하여 입원을 하게되었다.
입원한 병원에 찾아가서 위로의 말을 하면서 모든 게 내 잘못이라고 했다.
그래도 상대는 서운했던지 예의 전화, 문자 얘기를 꺼낸다.
그렇게 따지자면 사고가 나던 그날도 비가 와서 꼼짝않고 있는 사람을 나가자고 했잖은가.
이래저래 심란했지만 내 탓이니까 .
입원한지 두 주가 되었기에 다시 찾아갔다.
내 맘의 빚을 갚기 위해서 아니 편하고 싶었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간절한 기도를 한다.
환자와의 대면이 원만하게 이뤄져서 병상에서 빨리 일어나길 빌었다.
전에 없이 밝게 맞아주는 그녀가 예뻐보인다.
경과가 좀 좋아졌다가 다시 지난 토요일에 갑자기 아파서 퇴원을 못했다고 한다.
곧 퇴원할거라며 걱정마라고 오히려 나를 안심시킨다.
맞다 내가 속을 끓이고 있는 동안에 그녀는 나를 위해 기도를 했나보다.
찾아오길 백번 잘했구나 싶다.
간사한 인간의 속내를 들킨것 같아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