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장마가 아닌 봄비가 연일 내리는 요즘
습도와 해무로 인한 일상이 눅눅하다.
울타리를 감고 만개한 장미넝쿨 또한 고개를 떨구고 깊은 상념에 빠진 듯 우울하다
길을 가로질러 달리는 배달 오토바이를 탄 청년의 우의도 구멍이 나 있다.
우울함의 극을 달리는 봄날의 마지막이 비와 안개로 젖고있는 해운대
비가 주는 느낌은 맑지 않고 꽃에 맺혀있는 눈물처럼 그렁그렁
곧 울음이 터질것 같다.
아 ~ 저 회색이 지루하다
이비인후과에 들렀더니 물혹 때문에 골치아프다는 의사의 말이 우습다.
수술을 해도 재발하니 약물치료를 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하는 의사.
습도가 최악인 이기적인 병을 갖고있는 나도 역시 매우 이기적인 인간인걸
두통에 구취에 정말 싫다.
비가 멎으면 지난밤에 하늘로 쏘아올리던 불꽃을 찾아 해운대로 갈까
비속에서도 살아남는 불꽃, 무지개
낭만과 쓸쓸함으로 몸부림치는 바다, 그리고 하늘로
베란다에 내어 놓은 모이가 없는지 새들이 돌아간다.
빗속을 달려 찾아오는 새들에게도 봄은 멀어지고.............
나의 희뿌연 유리창에도 비와 빗금친 일상이 걸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