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장맛비

후야 mom 2011. 6. 23. 23:23

하지와 함께 시작된 장마가 요란하다.

10층 유리창이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거세고 습도 역시 만만찮다.

월요일 오후에 척추 수술을 한 내 엄마는 어떻게 하루를 보내셨을까.

겨우 마취가 풀리고 화장실 출입을 하자마자 난 돌아나왔으니 불효막심이다.

비바람이 하늘에 호소하듯 윙윙거릴때면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가엾은 영혼

무얼해도 집중이 안되고 심란하다.

외로움이 학습되지 않은 채 혼자 버텨야 하는 삶

섬김을 받아야하는 연세이지만  딸들은 멀리 있다.

그렇다고 같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은 걸

미장원에 앉았다가 갑자기 집으로 달려오는

손에 들고 있는 전화기를 찾아 헤매다

쏟아지는 비를 흠뻑 맞는다. 

영혼이 빠져나가고 껍데기만 남은 하루

길고 먼 터널을 통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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