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함께 나타나는 영상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라고 중얼거리는 칸을 수상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시선.
간만에 종교적인 색이 강한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영화를 본다.
영화는 인도인들의 신앙과 생명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새롭게 재조명하고 있다.
종교의 궁극적인 목표라면 사랑과 진리일텐데 간과하는 과정에 노출되는 연민과 갈등.
IQ 168을 가진 리즈반 칸은 발달장애 즉 아스퍼거를 앓고 있다.
절대적인 의지처 어머니의 가르침은 세상에는 좋은 사람과 나쁜사람 두 종류가 있다라고 가르친다.
어머니는 학교에서나 주위에서 외면당하는 아들을 위해 독선생을 구해 교육을 맡긴다.
책과 인생에 관해 논하고 스스로 세상을 배우며 존재감을 높여간다.
놀라운 암기력과 집중력, 기계를 고칠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하면
노란색과 소음을 싫어하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에 상처를 받지만 이내 동생이 있는 미국으로 건너간다.
미국은 다종교,다민족이 어울려 다양한 문화를 완성해 가는 신세계이다.
칸은 동생의 도움으로 화장품 외판을 시작하면서 만난 여자 힌두교도인 만디라와 결혼한다.
만디라는 싱글맘으로 미장원에서 일을 하며 아들을 키우고 있었다.
칸이 가족에게서 사랑을 조금씩 키워가고 있을무렵 미국은 9, 11 테러가 일어난다.
테러는 무슬림의 소행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단란한 가정에 위기가 닥친다.
설상가상으로 아들이 학교에서 피살당하게 되자 만디라의 원망이 무슬림의 칸을 공격한다.
대통령을 만나서 내아들이 테러리스트가 아님을 밝히기전에 돌아오지 말라며 쫓아버린다.
이슬람과 힌두교의 갈등이 가정과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인성마저도 마비시키는 무서운 종교관.
가족은 혈연으로 맺어지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맺어지는 거다라고 가르치던 어머니를 기억한다.
길거리에서 수리공 간판을 목에 걸고 일을하면서 워싱턴으로 향해가는 여정
가끔씩 밴빌에서의 단란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칸.
길에서 만난 제니엄마와의 인연은 좋은 사람과의 관계이다.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닌 평범한 시민임을 입증하기 위해 떠난 여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영화가 전하는 메세지를 읽어낸다.
인간 스스로 자유로워지려고 종교를 선택했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외곬수는 되지 말아야 한다.
내것을 지키기 위해 남의 것을 짓밟아도 된다라는 교리는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진리는 어느곳에서도 통해야하고 인간의 존엄성은 훼손되지 않아야 진정한 종교철학이다.
신은 존재한다 그러므로 좋은것과 나쁜것의 기준은 하나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자는 논할 자격조차 없지 않은가.
천신만고 끝에 대통령을 만난 칸이 아들사진을 보여주며 '내 아들이다'라고 한다.
테러리스트가 아님을 증명하는 순간이다.
그의 순수한 눈빛에 매달려 있는 사랑, 가족의 힘.
그것은 곧 인류구원이라는 커다란 명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