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식이 끝난지도 일주일이 지났건만
여전히 가슴과 손은 일을 놓지 못하는 나
수요일 저녁때가 되면 책을 펼치고 가방을 챙긴다.
습관이 가져온 부작용은 쉽게 치유되지 못하고 허둥대기 일쑤.
주일저녁 미사참례 하러 갔다가 나를 찾아온 代女를 만났다.
내가 먼저 찾아서 밥먹고 차마시고 수다도 떨고 싶었는데
율리아는 너무 깍듯해서 얄밉다.
영적인 관계를 떠나 인간관계를 만들어 가다보면
사랑과 존경은 저절로 생기기 마련이건만
빵과 헤어제품을 내 손에 쥐어주고 남편에게로 가는 율리아.
영원으로 이어질 우리의 관계
참한 율리아가 내게로 온 인연은 우연이 아닌 필연
지금부터 뿌리를 만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