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영화)

후야 mom 2012. 7. 9. 19:28

제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한 영화는 인간성을 상실한 내용들이 많아서 보고나면 괴롭다.

그것도 독일나치의 유태인 학살은 말로 형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는건 연출에 의한 작품성에 있다.

두 어린이의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읽어나가는 과정을 잘 그렸고 작은 양심을 읽었다.

8살의 부르노는 독일장교 출신의 아버지를 따라 베를린에서 폴란드로 이사를 하게 된다.

폴란드에는 악명높은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가 있는 곳이다.

친구와 정든 집을 떠나 낯선 환경에 당황하는 어린소년 부르노.

아빠 직장 따라 생활근거지가 경북에서 부산으로 옮겨왔을 때의 내아들처럼

늘 우울하고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바깥과 철저하게 격리된 생활의 단조로움에서 찾은 친구 슈물

소년 슈물은 아빠와 함께 포로수용소에 갇힌 유태인 죄수이다.

마치 성과 속을 연상하듯 철조망 앞에서 그들의 우정은 시작되고 있었다.

언제나 같은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있는 친구에게 먹을 것을 갖다주며 소통하는 소년들.

철조망 너머 파자마를 입은 사람들이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조금씩 알아 갈 무렵

소년의 아버지가 행방불명이 된다.

걱정하는 슈물을 위로하며 같이 찾아나서기로 약속을 한다.

죄수복 파자마를 준비해온 슈물과 철조망 밑을 파서 넘어간 부르노가 만났다.

같은 죄수가 된 모습을 서로 쳐다볼 겨를도 없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히게 되는 소년들은 수백명이 한꺼번에 달려나가는 틈에 끼게 되었다.

일명 샤워를 하러가는 곳은 독가스실이다.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속에 영문도 모르고 죽음의 길로 들어선 그들은 천사이다.

뒤늦게 찾아나선 엘리트장교 출신 아버지의 허탈함이 내리는 비와 어우러져 빗금진다.

자신의 출세와 역사창조라는 미명하에 가족을 유기한 아버지의 비애

전쟁은 그 어떤 논리와 변명을 할 수 없고 또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8 살 소년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상은 적들에 둘러싸여 자유롭지 못한 영혼들만 존재했다.

힘의 논리와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참혹한 역사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용서받지 못한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유태인 대학살은 말만 들어도 섬뜩하다.

전쟁이 뭔지도 모르고 죽어간 아이들의 맑은 눈빛이 지워지지 않는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 인간들이 벌이는 광란

영화를 보는내내 눈을 떼지 못하는 장면 하나하나가 역사이고 거울이었다.

내아들의 나이가 서른이 넘어가고 따라서 세상읽기에도 제법 익숙해진다.

어린날의 상처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었다면 보다 성숙한 기성인으로 거듭나리라 믿는다.

색중에서도 중간색인 회색 철조망과 푸른 하늘이 대조적으로 보였지만

두 천사들의 맑은 눈빛은 곧 생명존중이다.

영국인의 소설을 영화로 제작되어 잊혀져가는 전쟁의 참혹함을 상기시켜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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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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