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째 모임을 같이 하는 동네 계모임에서 하루 일정으로 영주에 가기로 했다
남편은 새벽미사 독서를 하러가고 난 집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8시경에 세집 부부 여섯명이 영주로 향해간다
부산~대구간 고속도로를 경유하고 서대구에서 중앙고속도를 이용하는 여정
입하를 지난 계절답게 아카시아꽃향이 산을 덮고 길에는 이팝나무와 연산홍이 제철이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꽃가루도 싫지 않은 경북 영주
거의 점심때가(11시40분) 되어서야 영주시에 도착했다
상설시장에 있는 한우고깃집에서 질좋은 고기와 된장찌개로 이른 점심식사를 하고
인근에 있는 오일장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오일장은 하망동성당 근처 길가에 천막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각종 산채와 약재들 그리고 생선, 과일도 한몫을 하는 장날 분위기
돌아다니다가 연꽃을 파는 곳에서 연잎이 돋아나는 연을 샀다
귀한 노랑연이라하니 잘 키워서 동생네 갔다줘야지
남편은 어디를 구경하는지 보이지 않고
뜨거운 햇살아래 수건을 쓴 아주머니들의 까만 얼굴이 안타까운 날
영주의 오일장을 가다
부석사로 가는 길은 국도라서 볼거리가 풍성하다
밭에는 고추모가 자라고 모심을 논에 들어찬 물도 출렁이는
시골길이 내 고향으로 가는 것같네
부석사는 무량수전으로 국보 18호로 아미타여래를 모시고 있는 절이다
몇년전에 친구랑 다녀간 곳이라 눈에 익은 모습
법당 앞에 포개져 있는 신발들과 열려있는 문 사이로 보이는 촛불이
사월 초파일이(부처님 오신날)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
배흘림 기둥으로 지어진 목조건물로 교과서에도 실린 유명한 절
절에만 오면 저절로 숙연해지는 이 느낌은 뭘까
크리스찬인 나의 신을 존중받고 싶은 건 아니겠지
전에 없이 불사가 많아진걸 보니 이곳에도 템플스테이가 있는 모양이다
저녁예불 시간은 아직 멀었는데 갈길이 바쁜 여행객은 아쉬움에 돌아본다
부석사의 저녁예불 종소리가 천년을 울린다는데~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무지개가 섰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는 폭포가 있다
신기루처럼 금방 사라지는 무지개를 뒤에두고 기념 사진을 찍는다
부산에서 영주 부석사까지의 영원한 시간을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