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일이 낀 3일간의 연휴라 세식구가 길을 나선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전북 군산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소설 '아리랑'의 무대라서 그런지 눈에 그려지는 그림대로 걷고 싶은 곳
곡성에서 열리는 세계장미축제를 구경하고 군산으로 향한다
곡성에서 군산까지는 2시간 30분 가는 곳마다 증체가 심하다
한발이라도 군산 가까이 가서 잠을 자야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
군산 터미널 근처에 숙소를 얻고 잠자리에 든 시각이 밤 12시
이튿날 시작된 군산 근대사 기행은 동국사부터이다
東國寺에는 일주문 대신 현판이 있고 대한민국 근대문화 유산이라고 적혀있다
국내 유일한 일본식 건축물 사찰로 일본 神社에 온 듯한 분위기에 낯설다
대웅전의 문도 굳게 닫혀져 고단하고 히노끼벽과 기와 지붕에 대나무밭이 있는
작은 절마당에는 초파일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한쪽에서 등을 매달고 있다
절(사찰)이라함은 넓고 넉넉한 물이 흘러 넘치는게 우리의 정서인데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일본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맞닿아있다는 생각
안내소에서 얻은 군산 근대사 돌아보기 안내문을 들고 고우당을 거쳐 히로쓰가옥을 찾아갔다
일본식으로 지은 대저택에는 일본인들의 수탈현장을 보는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는다
군산항이 개항되자마자 힘과 권력으로 물밀듯이 처들어온 일본인들의 야수
만경평야에서 얻어지는 쌀과 소금 등 있는대로 쓸어간 곳이라 말할수 없는 허탈감이 더 덥다
5월말인데도 한여름을 방불케하는 더위로 숨이 막힌다
적산가옥은 군산시에 몇군데 더 있다고 한다
고우당도 그중에 하나로 관광객을 위한 숙소로 지어졌으며 카페와 예쁜 정원도 있다
古友堂 이름도 곱고 석등과 꽃이 인상적이다
마치 일본에 여행온 듯한 느낌으로 근대 박물관으로 간다
군산시가 옛군산의 문화를 하나로 묶어 투어를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한 것같다
도보로 2~30분정도면 차를 한 곳에 주차 해놓고 걸어서 다 돌아볼 수 있는 거리다
어떤 방식으로 잰 거리측정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다른 곳으로 이동거리를 말함이겠지
박물관 근처에는 군산 세관과 조선 은행이 붉은 벽돌로 지어져 눈에 띈다
일제의 수탈 역사를 문화재라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네
초원사진관과 이성당을 찾아갔는데 영화 촬영지요 빵집이다
아직도 성업중인 곳에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다.
이성당이라는 빵집은 유규한 역사만큼 빵맛도 좋다기에 줄을 서서 빵을 샀다
군산 근대사 박물관에서 만난 안중근의사와 독립운동가들의 얼굴조각도 인상에 남는다
과거 없는 현재가 없는 법이지만 침략을 당한 아픈 역사를 후손에게 보여준다는게 부끄럽다
미래는 오늘을 반영한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해 준 군산의 근대사
그리고 이곳을 알려준 '작가 조정래님'께 감사를 드린다
찾아가는 길이 멀었지만 꼭 기억하고 싶은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