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지니까 머리가 무겁고 지저분하다
펌을 한지가 두어달이 지나서 미장원에 갔더니
이사를 갔나했다네
새치머리가 아닌 흰머리가 절반이나 되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아이들이 '할머니'라고 부르는 여자
그녀가 바로 나 올시다
성당갔다가 옷만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집에서는 영감이 베낭여행 가는 준비물을 마루에 펼쳐놓고 있으니
가슴이 답답해서 돌아버릴 것같아서 미장원에 나왔다
단골이 친구가 되어버린 사이라 원장과 남편 흉을 실컷보고 나니
이제사 살 것같네
머리에 퍼머넷을 감고 남편 점심식사를 차려줘야해서 집에 왔더니
준비물이 빠졌다며 슈퍼에 같이가자는 사람
그사람 눈에는 아내의 머리 모양이 보이질 않나
이따가 머리 손질이 끝나거든 가자고 했더니 심드렁하다
바보인가 천재인가 자기 밖에는 다른사람은 안중에도 없다
봄이 사라지고 곧장 여름으로 들어섰으니
더 덥게 느껴지는 날씨에
메르스 공포까지~
나의 해방구는 미장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