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을 넘긴 정월 날씨가 봄날같이 따뜻하다
설 아래 추위를 이겨낼만큼 성숙한 나이지만
지금의 날씨는 겨울답지 않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니 곧 그치고도 찹지 않은 날씨
트럭을 몰고온 남편이 자기방에 있던 짐을 챙긴다
컴퓨터와 책상을 해체하여 차에 싣고 붙박이 옷걸이도 가져간다
꼭 초등학생이 자기방을 원하다가 생겨서 좋아라하는 모습이다
그러고도 뭘 더 가져갈까 고민하는 철부지 어른아이
남남처럼 또한 부부같은 그림이 아주 웃긴다
외로움을 모르고 사는 사람인지 아니면
거꾸로 외로움을 감추기 위한 몸부림같아 씁쓸하다
아무튼 건강하게만 살아다오~
창원으로 직장 다니는게 힘드는지 집 가까이로 옮겨볼 생각이란다
가구공장에 면접을 보고와서 하는 말
저렇게 운영해도 공장이 꾸려가지는지 무척 궁금하단다
온 세상 걱정을 몸으로 새기며 사는 위인, 고심하다가 결정하겠지
밤늦게 김해로 간 남편은 혼자서 짐 정리를 했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대체로 만족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베란다와 방청소는 내몫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