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낙엽 비

후야 mom 2018. 11. 8. 09:12

새벽에 내리는 비가 그치지 않고

나무에 붙어있던 마지막 영혼마저 떨어뜨린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길에 색이 선명한 그림들

조화로운 세상을 엮어가는 자연은 위대하다지

붉은, 노랑, 녹색 등 기분좋은 물소리까지 들린다

인위적이지 않은 걸작들이 길에 즐비하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려보는 전시회장

비에 젖어 한층 더 젊어진듯한 가로수만 눈에 보인다

미세먼지로 괴로운 호흡기질환 환자는 집안에서 뱅뱅 맴돌지

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하루를 얹고

커피에 단맛을 조금 가미하면 가을 낭만주의

가을비는 곧 겨울을 불러오겠지

오늘은 낙엽을 쓸어 모으는 아저씨가 안와도 좋을터

하수구로 쓸려 떠 내려가는 가을

안개속에 붉은 우산이 지나간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써 일년이  (0) 2018.12.03
생신, 칠순  (0) 2018.11.19
日常  (0) 2018.11.05
동창회 야유회  (0) 2018.10.29
이른 김장  (0) 2018.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