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도쿄 타워'

후야 mom 2019. 11. 6. 14:17

가을의 선물인 책으로 이틀은 행복했다

간만에 밤을 새우며 책을 읽었으니 존재감만큼은 확실하다.

손에서 책을 놓는 순간에 곧 허기짐을 느꼈다.


도쿄타워는 작가 '릴리 프랭키'의 성장소설 내지는 자서진 성격이다

주인공 '마사야'는 단란한 가족행태가 아닌 편모 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있으나 늘 부재인 채로 가끔 만나거나 찾아오며

그렇다고 이혼을 하지 않는다

규슈 치쿠호라는 작은 동네는 폐광촌이기도 하다

살림살이가 원할하지는 않았어도 인간미가 있는 시골마을

지극정성으로 마사야만 바라보며 살아내는 어머니

어쩌다 바람처럼 나타나는 아버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어려움없이 자란다.

그림에 소질있는 아들을 도쿄에 있는

미술대학에 보내는 어머니의 열정

도쿄는 원대한 꿈을 상징하는 도쿄타워가 있어

어디에서건 볼 수 있는 대도시다

대학공부 보다는 다른 것에 정신이 뺏겨 유급을 당하기도 하는 아들

우여곡절을 겪으며 졸업을 하고 프리랜서로 살아간다

어머니의 그늘을 벗어난 자유와 방임이 인격형성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어쩔수 없이 아버지의 방랑벽을 닮아있는 자신을 만난다

일러스트 작가의 꿈이 조금씩 커가는 즈음에 어머니의 암 선고

헤어져 살았던 시간을 보상하려고 도쿄로 어머니를 모셔오는 아들

갑상선암에서 시작된 암수술이 성대로 까지 전이된다

어머니와의 이별을 준비하면서 나라는 존재를 되찾아가는 소설이다

소설은 답답하거나 필요이상으로 무겁지도 않게 문장을 엮어간다

때로는 유쾌하기도 하여 작가의 성향을 엿볼 수도 있다

스러져가는 병실 창에서 바라보는 도쿄타워

희망의 상징으로 뭇사람들의 유토피아로 그려지지만

외로움과 방황의 상징이기도 하다

가족이라는 그림이 완전체가 아닌 불균형적인 가정이

어머니의 죽음으로 잠시 완전체를 만들기도 한다

현대를 살아내는 젊은이들의 고뇌가 행간에 스며있다.

그즈음의 일본이나 우리나라의 살림이 고만고만 했음을 알겠다

대도시 중심의 경제활동이 젊은이들을 불러모았지만

문화, 음악, 예술에 무작정 노출되어 방황하는 청년들을 본다

과정없는 성장은 고통만 따를뿐이다.

영화 한편을 보는것 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것이 머릿속에 남는다.

가을이 좋아지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고의 시간들'(올가 토카르추크)  (0) 2019.12.15
11월의 혼사(이을규 딸)  (0) 2019.11.18
가을 단상  (0) 2019.10.22
비염, 축농증  (0) 2019.10.12
태풍이 지나간 자리  (0) 2019.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