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 단상

후야 mom 2019. 10. 22. 20:05

알러지 비염으로 열흘 넘게 앓고나니 사람꼴이 말이아니다

정신을 차리고 미장원에 다녀올 요량으로 집을 나섰다

산책로 벤치에 앉아있는

동네아주머니들과 인사를 하고

미장원에 갔다

이게 뭐지?

미장원 문에 붙어있는 '임대'라는 종이가 여러장 붙어있다

갑자기 썰렁해지는 기분 다리에 힘이 풀려버린다

옆 세탁소에 물었더니 원장이 아파서 가게를 내놨다고 한다

20 년지기 단골이었는데 참으로 어이가 없다

전화를 했더니 사람도 못알아 보고 딴 소리를 한다

결론은 직업병으로 다리가 아파서 수술을 해야한다네

병원에 누워서 수술시기를 기다린다는 원장

겨우 몇달?

추석전에 다녀왔으니 두달여의 시간이다

산책로 벤치에 앉아서 전화기를 들고

둘이서 한참을 울었다

나이도 비슷하고 입주시기도 같아서

친하게 지낸 이웃사촌이다

나도 아팠으니 동병상련이다

시절도 겨울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는데

이웃의 사연도 나와 같아서

더 슬픈 가을저녁이다.

느티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며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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