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들

후야 mom 2020. 5. 18. 05:59

새벽에 달려온 아들 얼굴에 피곤이 묻어있다

서둘러 아침밥을 챙겼더니

대패삼겹에 소주 한잔하고 싶다네

푹 자고 싶다는 의사표현이란걸 알아챘다

깨우지 않겠다는 말을 해주고

나도 다시 잠을 청했다

한달에 한번 얼굴을 보여주는 아들

혼자 세상살이 하느라 고생이다

쉬 잠이 오지 않는 아침

시골집에 간 영감한테 아들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오후 늦게 일어난 아들을 데리고 시장으로 갔다

비가 내리는 시장은 사람들이 뜸해서 을씨년스럽다

세식구가 먹을 대게를 흥정하다보니

가격이 많이 내렸다며 친절하게 설명하는 총각

한달만에 먹는 영양보충 기회라 과감하게 샀다

대게가 찜솥에 들어가고

우리는 쪽마루에 앉아서 세상얘기, 사람얘기 한다

혼자도 살아내야하고 늙은이도 살아야하는 얘기

바깥에는 쉼없이 봄비가 내린다

내게 아들이라는 선물을 주신 神이

오늘따라 고맙고 감사하다

아들을 통해서 얻는 세상 지식과 지혜는 벅찬 희망이기도 하다

드디어 완숙이 된 대게를 들고 집으로 향한다

내 옆에는 나를 지켜주는 아들이 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월의 마지막 날  (0) 2020.05.31
동기들  (0) 2020.05.21
빗소리를 듣다  (0) 2020.05.11
생활 방역  (0) 2020.04.27
4.15 국회의원 선거  (0) 2020.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