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 크랩'은 전쟁이야기이다
스웨덴에서 제작하였으나 전쟁이 왜 시작되었고 언제 끝났는지
북유럽의 어디인지 내용 설명이 없다
낯선 여주인공은 군인이지만 엄마의 눈빛으로 영원히 사는 여자
영화가 시작되면서 강한 폭발음과 함께 딸을 빼앗겨버린다
다소 강한 부대낌으로 몰아가는 분위기
여자는 멍한 상태에서 딸을 찾기위해 총을 들어야 했다
시간이 흘러 특수임무를 받고 5명의 대원들과 머나먼 여정을 한다
전쟁 말기의 어수선한 분위기와 맞물려 세상은 어둡고 불안하다
사방에 깔려있는 적들을 피해 물건(?)을 전달해야만
잃어버린 딸을 만날 수 있다
지휘관의 얄팍한 속임수에 무조건 검은 강을 건너야하는 엄마
교통수단이 전혀 없는 밤의 진군은
얼어붙은 강을 스케이트를 타고 건너간다
암호 '블랙 크랩'
특수한 물건의 정체는 '바이러스 캡슐'
적과 아군이 다같이 희생될 수 있는 화학무기이다
밤이 주는 아늑함과 점점 깨어나는 미명의 분위기는 이 영화의 압권
일행들이 사고로 하나 둘 희생되고 마침내 캡슐을 전달하는 순간이 왔다
그러나 정신을 잃고 병원에 누워있는 자신을 만난다
결국 자유도 딸도 찾지못한 엄마의 절망은
캡슐을 찾아서 스스로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수많은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달려 와야만 했던 '딸의 존재'는 없었다
전쟁 영화라고해서 무미건조해야 되는건 아니다
인간미와 연민이 없이는 답답하기만 하다
여주인공을 빼고나면 다들 어설픈 2류 배우들
거기에 눈보라치는 배경에 노출된 연기는
얼음으로 뒤덮힌 북유럽의 어둔 강과 같다
강한 의지력에 목표가 분명했던 여인의 이름은 '엄마'
엄마는 결국 세상과 내 딸을 살리는 일을 자처했던 것이다
어두운 빙판을 질주하는 영상미가 이 영화를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