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냄새가 살풋나는가 했더니 추석이다.
시장에는 이른 햇대추와 밤이 성근웃음을 짓고
값이 오른 쪽파와 배추는 명절을 기다린다.
선물보따리는 다양한 색깔로 무언가를 감추며 밀월을 즐기고
여자들의 종종걸음 또한 이색적인 풍경이다.
유년의 명절은 때때옷으로부터 시작되고
중년에는 하늘의 기운을 살피며 시장으로 나선다
늦더위가 음식장만하는 날 더 기승을 부린다.
등으로 목으로 흘러내리는 땀
선풍기를 틀어놓고 전을 부치는데도 금방 쉴 것같다
서울경기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리고
경남북에는 무더위
좁은 국토에도 기후의 편차가 심하다.
그 옛날 송편빚는 엄마옆에서 졸다가 야단맞은 생각에 고개가 꺾인다
엄마손맛에 길들여진 나도 어느새 중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