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채 가기도전에 추석을 맞이한걸까 덥다 못해 무덥다.
급기야는 차례상에 올리려고 송편을 꺼내니 쉬어버렸다.
대체 계절은 과연 제정신인가
세상도 자연도 모두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듯 하다.
차례 지내고 병원들러 아버지 계신 비슬산으로 향해하는 길이 멀다.
쉬운길 두고 굳이 돌아가는 심성은 또 뭔지
재송동에서 만덕터널 벗어나는 데 두시간 소요.
고속도로에는 이미 주차장을 방불케하고
무려 4시간이 걸려 비슬산에 도착했다.
명절이 아니고서야 구경도 못할 일을 경험한거다.
친정식구들과 아버지께 인사하는 이 풍경이 과연
엄마가 계시지 않아도 계속 될런지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야만 일어설 수 있는 엄마의 거동이 수상쩍다.
자식들의 불안한 마음을 알고 있을까.
가랑잎 같이 가벼운 우리 엄마의 81번째의 추석을 보낸다.
아직 철이 이른지 밤송이가 벌어지지 않은채 떨어진다.
점점 멀어지는 하늘 그리고 산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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