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

백두산 기행 1

후야 mom 2013. 6. 6. 20:58

붉은 장미 넝쿨이 울타리를 넘나드는 6월이 시작되었다.

드디어 나에게도 6 월의 역사가 시작되기도 하는 백두산 관광.

백두산 천지를 가기 위해 계약을 하고도 기다린 시간이 족히 서너달이 넘었을 것이다.

6 월초라 했으니 기후와 기온이 염려 되었다가 다시 건강도 점검해야 했다.

기다림의 미학이라 했던가 받아 놓은 시간은 어김없이 내 앞으로 다가와

기쁨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겨주기도 한다.

설레이는 밤이 지나고 토요일 아침 7 시 20 분에 김해 공항 국제선 2 번 출입구에서 일행들을 만났다.

우리처럼 부부가 있는가 하면 온 가족이 동참하기도 하여 벌써부터 정겹다.

3 박 4 일 일정이라 학생들은 결석을 무릅쓰고 부모를 따라나선 모습이 놀랍기보다 흐뭇하다 .

변화하는 21세기형 부모와 아이들의 장래가 매우 밝고 긍정적이다.

여행을 통해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내 안의 다른 나를 만나게 되는거지.

9 시 30 분 김해 공항을 이륙하여 1 시간 40 분 소요 드디어 중국의 심양 공항에 도착했다.

시차는 한국보다 1 시간이 늦어서 10 시 10 분도착

현지 가이드는 조선족으로 우리말이 유창하고 다부진 우리 민족의 후예다.

이른 점심식사를 현지식으로 하고 환인으로 이동한다.

공항에서 환인은 4 시간이 소요되며 고구려의 첫도읍지인 졸본성의 오녀산성이 있다.

가이드의 역사 해설을 듣긴해도 실감이 나질 않는 주입식 공부 후손들.

고구려 탄생설화와 망하기까지의 사연과

우리 땅을 중국에게 빼앗겼던 역사를  새롭게 듣고 배우기도 한다.

중국은 동북공정이라는 미명하에 변방을 확장하려는 의도를 이곳에서도 읽을 수가 있다.

대한민국은 여름인데 이곳은 이제 아카시아 꽃이 만개하여 곳곳에 벌통들이 보인다.

간간히 손으로 모를 심는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는데 그들 대부분이 조선족이며

부지런한 국민성이 있기 때문에 만주에서도 손꼽히는 소수민족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밭에는 옥수수를 심어 제법 파랗게 자라고 집집마다 저장고가 마련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만주는 그야말로 대평원으로 끝이 없는 길을 가야 비로소 목적지를 만나게 된다.

박물관을 거쳐 산성으로 가는 돌계단 앞에 서니 두렵다.

경사도가 높아서 도저히 강행 할 수가 없고 왼쪽 다리를 잘 다스려야

내일 천지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아쉽지만 포기 하고 일행을 기다린다.

설명서에는 작은 천지가 있다라고 하였지만 남편이 찍어올 사진만 믿기로 했다.

중국은 그들만의 독특한 화장실을 설치하여 관광객의 편의를 준다지만 허술하고 답답하다.

이름 있는 관광지에 편의점 하나 없는 사회주의 정치가 아직은 미흡하고

선물코너 점원의 표정 변화가 없어 아쉽다.

다시 버스를 타고 2 시간 정도 이동하여 통화에 도착했다.

저녁이 되자 거리에는 현란한 네온사인이 들어온다.

각 건물마다 가장자리에 빛이 들어오게하여 화려한 야경을 선물하는 중국.

저녁식사는 특별식이라 하여 샤브샤브라기에 기대를 했건만 어리둥절하게 하는 상황이다.

두 종류의 얇게 썬 고기와 끓는 육수 그리고 각종 소스, 넓은면 조금이고 다른 반찬은 없다.

고기를 다 먹고나서 겨우 밥 한공기가 나왔는데 어떻게 하라는건지

이곳은 그야말로 만만디라 아주 느려서 답답하다.

결론은 고기와 밥을 같이 먹어야하는데 밥이 나오기전에 먼저 먹었다는 것이다. 

빠름과 느림의 문화 차이였다.

숙소인 호텔사정은 그나마 괜찮은 편이다.

첫날의 경험은 낯설지만 결코 낯설지 않는 우리민족의 숨결을 느낀 하루였다.

산비탈을 개간하여 농토로 바꾸고 식량농사와 아이들 교육까지 살아낸 내민족의 영혼을 보았다.

고구려, 옛부여의 발자취까지 감히 기억조차 희미한 학생시절로 돌아간듯 넉넉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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