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가 지나가면 풀이 덜 자란다더니 그것도 아니더라 사람 키를 넘어서는 풀이 두렵다 김장 배추를 심을 시기라 종묘사에서 배추 모종과 쪽파, 무, 상추 그리고 물비료와 살충제도 샀다 몇주전에 사 놓은 예초기를 사용해야하는데 초보농군(?)은 밤새워 조립하다가 다시 풀고도 새벽에 공구가게를 찾아가는 영감 불안한 풀작업이 시작되고 키큰 풀들이 스러지는 걸 보고서야 안심했다 배추 모종과 상추, 쪽파까지 심었으니 이제는 가을을 기다리면 된다 그러나 불행히도 강력한 태풍 소식이 날아온다 역대급이라는 예보에 긴장되는 "힌남노" 남부지방과 부산 앞바다가 위험하단다. 인생 최초로 예초기로 풀작업을 하는 영감 요란한 소리에 두려워서 가까이 가지 못한다 버려진 황무지를 개간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