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지 56

남이섬에 가다

바람을 닮은 코스모스를 따라 길을 나선다. 어느새 가을이 성큼 내곁에 와 있었는지 바람과 물이 이미 물들고 있다. 산이 바다가 긴 여름을 이기며 살아내고 있을 때 그때는 물난리로 세상이 몸살을 앓고 있었지. 산천은 언제 그랬냐싶게 제 삶을 잘 살아내고 있다. 만나는 사람들의 냄새가 코끝에 와 닿는 느낌이 바로 가을이다. 여행은 또 다른 나를 기억해내는 작업이랬지. 동승한 남편과 티격태격 말다툼을 하면서도 기분이 좋은 건 살아있다는 희열이다. 동해 해변로를 따라 강원도까지 달린다. 포항 영덕 강구를 거쳐 영월에 닿는다. 영월에는 몇년전에 들렀던 임원항이 있다. 갯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어구에 내려 지난 추억을 살려내며 골목을 돌아나왔다. 회를 파는 곳의 불빛을 기억하는 감성이 새롭고도 달콤하다. 연휴답게 사..

여행일지 2011.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