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480

일년이 지난 후

작년 이맘 때의 추억을 소환한다 2020년 2월 2일~2월 9일까지 터키 여행을 다녀왔다 그때도 김해공항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공항의 풍경은 코로나19로 뒤숭숭하고 군인과 경찰이 짝을 지어 다니면서 양옆을 살피고 있었다 설레임과 두려움이 여행객의 기분이었지만 아무튼 일주일간의 여행은 잘 다녀왔다 터키 공항에서 만난 가이드가 '용감한 한국 사람들'이라며 반겼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일체 입국 금지였고 거리는 한산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고 몹씨 추웠던 기억 1년이 지난 현실 상황은 그때보다 방역이 강화되어도 확진자는 급증한다 코로나19에 빼앗긴 일상에 우울한 시간만 말없이 흘러간다 새해가 되고 명절이 다가와도 사람들의 표정이 어둡다 삶의 의욕은 상실되고 무기력한 일상 감히 여행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두문불출..

나의 이야기 2021.02.01

새해 일기

새해(2021년)가 눈을 뜬지 일주일이 넘어간다 중부지방에는 폭설이 내려 연일 최강 한파를 기록한다 부산도 예외가 아닌 영하 10도의 추위가 계속되는 새해이다 코로나19에게 빼앗긴 일상 어제가 남겨놓은 오늘이라지만 답답하다 지난주 화요일에는 큰집 둘째 시숙의 장례에 참석했다 경북 의성이 본적지이며 본가가 있어 선산에 모셨다 의성지방은 내륙이라 산바람은 눈물이 날 정도로 추웠다 망자는 오랜시간 홀로 살았으니 천상에서 복락을 누리길 기원한다 간만에 만나는 친척들,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김해집에는 겨울이라 사람의 온기가 없고 바깥 수도가 얼어붙어 작은 폭포가 되어있다 화장실 물도 얼어서 더운물도 안나온다 다행히 주방에 찬물이 조금 나와서 밥 한술 해먹을 수 있었다 작은방에 있던 난화분의 잎이 말라 윤기를 잃어..

나의 이야기 2021.01.10

겨울비가 내리다

언제부터인지 먼지가 하늘로 올라가는 날이 많았다 건조한 날이 계속되면서 얼굴에 크림을 발라도 당기는 느낌 발바닥, 손, 적당한 습도가 필요했다 오후에 내리는 비가 눈이 아니라서 서운하지만 만족해야지 붕 떠 있던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금은 가라앉는다 사회적인 거리두기 3단계로 올리느냐 현상태(2단계)로 유지 할건지로 왈가불가하더니 조용하다 그래도 해맞이는 원천봉쇄한다네 아들이 사흘을 쉬고 직장이 있는 곳으로 갔는데 그곳은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 얼음같단다 겨울은 또 다른 계절의 얼굴이라서 변화무쌍이다 신종 바이러스에 무기력한 인간세상 이런 세상을 미리 알았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했어야했다 베란다 창을 열고 손바닥에 내리는 차가운 기운을 받는다 오래 붙잡고 싶은 상쾌함으로 겨울을 이겨야 하겠지 봄은 내 손..

나의 이야기 2020.12.29

크리스마스 이브

성탄절 전날인데 눈 소식은 없다 지역적인 탓도 있지만 가혹한 코로나19 땜에 꼼짝 못해서 힘든 성탄절이다 성탄미사도 집에서 유투브로 봐야하는 웃기는 세월 연말 연시는 집에서 지내라는 정부의 간곡한 지시(?) 백신은 내년 2분기라야 구경할 수 있다는 뉴스 정부의 말만 믿고 살기에는 도무지 납득이 안간다 바깥 출입을 못하니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하얗게 늙어간다 일찌기 하늘의 별이된 그리스도 그도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광풍(?)을 알고 있겠지 손바닥이 닳도록 빌어도 반응이 없잖아 캐롤은 라디오에서 듣고 카드도 카톡으로 받는 성탄절의 풍경이다 내년에도 설마 이럴까 바깥에 나갔다 오는 영감은 곧장 손을 씻는다 마스크 자국이 선명한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쳐다보네.

나의 이야기 2020.12.24

여행 취소

고향 친구들과 제주도에 동백꽃 보러가기로 했는데 국가적인 위기 상황으로 취소됐다 12월 17일부터 3박4일 여행하기로 했건만 비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이 2단계로 꼼짝 못하게 한다 년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국민들을 위축시키며 확진자가 끝없이 발생하고있다 암울한 시기가 계속되니 국민들의 마음은 황폐해진다 학생은 학생대로 직장인은 직장에 대한 두려움 학교가 제대로 운영이 안되니 육아도 고민이다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들리는듯 하다 계절은 추운 겨울로 진입하고 모든 사물도 움츠리며 썰렁한 시절을 건너고 있다 끊임없이 들어오는 문자폭탄 어느것 하나 마음에 드는게 없네 하늘은 오늘도 말없이 내려다 본다

나의 이야기 2020.12.09

메주 쑤는 날

작년에 이어 두번째 메주를 쑨다 텃밭에 심은 콩이 검은콩이 더 많아서 흰콩만 골라 끓인다 미리 4~5시간을 물에 불려서 삶았더니 수월하다 그래도 4시간을 삶았으니 하루가 꼬박 걸렸다 삶은콩을 쌀자루에 넣고 밟아서 모양을 만들었다 내맘대로 크고 작고 제각각 다섯 덩이(5.5kg) 간추려 놓은 짚으로 묶고 양파자루에 넣어 걸어놓았다 1년 농사를 해 놓은듯 대견한 자신감 동짓달 하루해가 짧기만 하여라 마지막 무를 뽑았다 생기다 말았는지 동글동글한 무 통째로 양념에 묻혀야겠다.

나의 이야기 2020.11.26

텃새(박새)

우리집 베란다로 자주 날아오는 새가 있다 몇년전부터 고구마를 말린다고 베란다에 내어 놓으면 처음에는 혼자왔다가 조금 있으면 식구들을 죄다 데리고와서 고구마를 쪼아먹는다 이제는 아예 그놈들 몫으로 바깥에 내어놓는다 천리안을 가진 녀석들이 엄청 부럽다 오늘도 어김없이 제법 큰기침을 해서 내다보니 두마리가 보인다 사진을 찍으려고 움직이면 훨 날아가버리는 녀석들 눈치는 빨라서 너희들 덕에 나누는 삶을 사는구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니 조심하렴~ 바람이 땅에 있는 것들을 하늘로 데리고 간다 태풍인가?

나의 이야기 2020.10.09

가을 하늘

아침이 열리면서 하늘의 구름도 유리창에 얼비치며 깨어난다 구름이 그리는 그림은 섬세한 명도이겠지 아니면 꽃을 그릴까 어제는 아들 생일이었다 종일 누워서 뒹굴다가 일어나서 밥먹고 또 눕는다 27세의 산모가 66세가 되었구나 허기가져서 속을 채웠는데도 다시 배고픈 증상 일찌기 없던 공허감으로 늙어간다 세상은 단풍이 들 시기이건만 이상한 바이러스로 때 아닌 고생이다 이맘때의 김해 한림정역이 그리운 날 미역국에 찰밥을 한솥을 했다 따뜻함이 뱃속으로 들어가면 눈이 스르륵 감긴다 완행기차를 타고 병원에 닿아서 얻은 아들, 선물 베란다 문을 열고 올려다본 하늘의 기분은 높기만하다 아들은 오후 3시에 세상보기를 하였지 간이역의 가을이 노랗게 익어간다 내 생일 때가 되면 며칠을 앓아눕던 엄마가 기억난다 이 나이가 되어서..

나의 이야기 2020.10.07

명절 유감

나이가 들어감에 명절에 대한 기대나 설렘이 없다 아이가 어릴적에는 조상의 은덕을 감사하게 느끼라는 교육적 의미가 있었다 유교적인 뿌리가 박혀있는한 자유롭지 않음을 가르친거지 강요된 부분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세상이 변해가는 속도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데도 이상하게 귀찮고 성가신 일(?)에는 매우 민감하다 세월이 흘러가면 갈수록 제사나 차례는 없어지리라는 기대를 하게된다 올 추석에는 코로나19 땜에 지쳐서인지 심드렁한 분위기 아들이 큰집도 외가에도 가지않고 쉬고 싶단다 어쩔 수 없이 어른 4명이 차례를 지냈다 대구 친정에도 늘 오던 작은집이나 언니네도 안오고 썰렁하다 그래도 다행한 것은 종손녀들의 웃음이 있어서 좋았다 늙은이들만 있다가 애기들이 오니까 분위기가 한결 젊어지는 느낌 점점 명절에 대한 감정은..

나의 이야기 2020.10.03

태풍 '하이선'

태풍 지옥이 계속된다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쳐가는데 태풍마저 위협적이다 바다의 신이라 부르는 '하이선'이 오전 9시 현재 부산에 최접근 중이란다 밤새 덜컹거리는 창문이 떨어져 나갈까봐 불안했다 폭풍우에 창문 밖은 아예 보이지 않아서 더 두려운 아침 아들도 폭풍우 속에 출근했겠다 '바비'에 이어 마이삭, 하이선까지 갈수록 강해지는 자연재해로 인한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안내 문자도 가히 폭발적이고 자유로운 것이 하나도 없다 사는게 뭔지 알 수 없는 내일이다 올해는 태풍이 일본으로 안가고 죄다 대한민국으로 달려오는게 참으로 살아내기 힘든다 그동안은 일본이 태풍 방패막이를 해주어서(?) 지나갔건만 이제는 그것마저도 쉽지 않다 아파트에 살고있으니 꼼짝안하면 되지만 시골집은 쑥대밭이 되었겠다 금요일 비바람에 쓰..

나의 이야기 2020.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