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480

비와 바람

잔인한 4월이 아닌 꽃피는 4월의 마지막 금요일이다 내일이면 떠날것 같은 봄, 비가 내린다 산책길에 눈같이 흩날리던 벚꽃이 진 자리로 어느새 붉은 철쭉이 비바람에 흔들리네 조용하게 내리는 봄비가 아니라 여름날 폭풍우처럼 세차게 내린다 창을 흔들면서 몸부림치는 바람의 언어들 꽃의 말은 들리지도 않는구나 봄날은 그렇게 빛나는 청춘을 두고 떠나네 내 엄마의 일생이 막다른 길에 서서 수술을 할 것인가 시술을 할 것인가 고민하는 날 비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다 입, 퇴원을 반복하는 날이 많아지면 하늘로 가는 길이 가까워지는건 아닐까 병원 침대에 누워서 무슨 생각을 할까 먼저 떠난 남편 얼굴 잊지 않은지도 궁금하다 아무튼 시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소원한다 오후에는 비가 멈추겠지.

나의 이야기 2022.04.29

엄마의 퇴원

지난 달 병원에 입원한 엄마를 퇴원시키려고 동생들과 갔다 엉덩이 타박상으로 4주 넘게 병실에 누워계시는 엄마 모습을 보니 내 가슴에서 훅하는 소리가 난다 물론 아흔이 넘었고 치아상태도 좋지 않으니 그렇겠지만 집에서 보던 엄마의 얼굴이 아니다 촛점 없는 눈으로 자식들을 올려다보는 엄마 환복을 해야하는데 자기몸을 가누지 못한다 의사의 진단과 X-ray 상에는 많이 나아졌다는데도 오랫동안 누워있어서 그런지 힘이 없다 휠체어를 타고 바깥까지 나와서 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한달 이상은 입원이 안되는 의료현실이라 일단 퇴원하고 다른 병원을 찾든지 집에서 치료를 하든지 해야한다 다행한 것은 집에 와서는 조금 기력을 회복하는 엄마 긴장감이 풀렸는지 저녁식사도 잊고 링거를 맞으면서 그대로 아침까지 주무셨다 92세의 기력..

나의 이야기 2022.04.10

블랙 크랩

영화 '블랙 크랩'은 전쟁이야기이다 스웨덴에서 제작하였으나 전쟁이 왜 시작되었고 언제 끝났는지 북유럽의 어디인지 내용 설명이 없다 낯선 여주인공은 군인이지만 엄마의 눈빛으로 영원히 사는 여자 영화가 시작되면서 강한 폭발음과 함께 딸을 빼앗겨버린다 다소 강한 부대낌으로 몰아가는 분위기 여자는 멍한 상태에서 딸을 찾기위해 총을 들어야 했다 시간이 흘러 특수임무를 받고 5명의 대원들과 머나먼 여정을 한다 전쟁 말기의 어수선한 분위기와 맞물려 세상은 어둡고 불안하다 사방에 깔려있는 적들을 피해 물건(?)을 전달해야만 잃어버린 딸을 만날 수 있다 지휘관의 얄팍한 속임수에 무조건 검은 강을 건너야하는 엄마 교통수단이 전혀 없는 밤의 진군은 얼어붙은 강을 스케이트를 타고 건너간다 암호 '블랙 크랩' 특수한 물건의 정..

나의 이야기 2022.03.25

봄, 전쟁(春鬪)

봄이 시작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다 러시아의 푸틴이 인접국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우크라이나는 구 소련에서 독립한 나라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를 우습게 보고 '군사작전'이라는 괴변을 늘어놓으며 전쟁놀이를 하고 있는 러시아 주변국가들도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 세계의 눈은 러시아보다는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피난민들을 우호하고 있다 강대국 푸틴의 오판, 오만함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 궁금하다 전쟁은 대구 친정에도 한창이다 엄마가 입원했다는 소식에 문안차 들려볼까 했는데 올케가 오미크론 확진이라며 움직이지 말란다 손녀 출생에 시어머니 입원까지 복잡한 상황에 처한 몸과 마음이 무너져 내린거다 엄마가 계시는 병원은 면회가 원할하지 않기도 하지만 친정집 분위기가 복잡하다 엄마와의 통화에서 울음 섞인 음성이 오..

나의 이야기 2022.03.20

관절염 치료

무릎 관절염(퇴행성)으로 오랜동안 고생이다 통증의학과에서 꾸준히 치료를 했건만 고통은 늘 그자리다 정형외과로 병원을 바꿔 다시 치료를 했다 그래도 시원찮은 결과 다리가 아프니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 나이탓을 해야하니 서글픈 현실 점점 바깥 출입이 성가시다면 다 된 인생아닌가 계절은 봄으로 달리기를 하건만 난 종종 걸음 병원 벽에 붙어있는 신종주사약 광고를 봤다 물론 비싸리라는걸 각오하고 원장한테 고가라도 좋으니까 '콘쥬란'이 어떠냐 그걸 원한다고 했다 주사약이 들어가는 순간은 지옥을 경험해야 한다 눈을 뜨라는 간호사의 말에 긴호흡을 했다 약이 남았는지 침대에 누워서 나머지를 맞았다 고통은 순간이니까 참아야지 일주일 후에 다시 한번 더 맞는다 병원 앞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길이 조금 가벼워진 느낌..

나의 이야기 2022.03.15

봄 마중하다

하늘이 내 가까이로 내려 앉은날 물가에 서 있는 나무 끝으로 아련한 연둣빛이 보인다 같이 걸어가는 도반의 친숙한 손길에 나선 봄, 마중 말이 있어도 없어도 고마운 우정 봄이다 이쪽이냐 저쪽이냐 성향과 이념으로 시끄럽던 시절 정리가 되고보니 어느새 봉오리가 볼록하다 그들의 꽃이 아닌 우리의 꽃, 풀잎 시든 장미보다 아름다운 꽃으로 불러주길 소원하지 터널안에 갇혀있던 달콤함이 하늘에서 흩뿌려지는 봄 기운에 기지개를 켠다 영원히 늙지 않을 우정이라지 서로에게 성실하자 우리에게로 오는 봄이다

나의 이야기 2022.03.12

대통령 당선인

말도 많고 탈도 엄청났던 대통령 선거(3월 9일)가 끝났다 결과는 '윤석열' 국민의 힘 승리 후안무치(?)의 이재명과는 1%가 채 되지않는 표 차이였다 이번 대선 후보자들 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서 불안했다 무엇보다 나라를 책임있게 끌고 갈 소신이 보이지 않았다 부인들의 부적격에 놀라고 정책에 확신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신인 후보자가 당선되었으니 전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대두된다 최소한 지난 5년동안 국민들을 피곤하게 했던 그들만의 정치가 먹히는 시대는 종식되어야 한다 얼마나 많은 실정을 했던가 코로나19, 부동산 정책, 가짜뉴스, 내로남불의 불손함 헤아릴 수 없는 불안감에서 벗어나야함을 새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추운 겨울이 끝이나고 꽃피는 춘삼월 희망의 아침이다.

나의 이야기 2022.03.10

봄비 오시다

겨우내 비 한방울 안내리더니 삼일절에 내린다 삼일절이 103 주년이라니 개념마저 희미해져가는 세월 나라는 온통 대통령 선거(3월9일)로 난리법석이고 코로나19로 멍들어가는 국민들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목마름의 해갈로 오시라 친정아버지 기일에 대구 들렀다가 김해집에 들렀다 겨울 가뭄이 얼마나 심한지 발이 닿는 곳마다 먼지가 폴폴난다 추위에 얼까봐 물통을 다 비워놨으니 물 한방울이 남아있지 않는 집 서둘러 수도관을 열어서 밭작물에 물을 흠씬 뿌린다 금방 밭작물이 입을 열어서 받아마시는듯 잎이 되살아나는듯 하네 비는 하늘이 내리는 은총이 아니던가 오늘은 물통에 물이 채워지겠다 매실나무에 맺힌 꽃봉오리에도 꽃눈물이 달리게~ 공기가 한결 깨끗해지는 화요일 감사하게 내리는 봄비 촉촉하다

나의 이야기 2022.03.01

미장원에 앉아서

계절은 봄으로 달리는데 기온은 겨울을 못 벗어난다 아파트 뜰에 핀 매화가 얼면 열매를 맺지 못할텐데 찬바람만 쌩쌩분다 세탁물을 들고 세탁소에 갔더니 공지 한 줄 없이 폐업 딱지가 붙어있다 종이 한 장 딸랑 붙여놓기만 하면 20년 단골에게 대한 인사인가? 돌아서다가 옆 가게 미장원으로 들어간다 가습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가 싫지 않은 미장원 가운을 걸치고 거울 앞에 앉으니 볼품없는 할미꽃이다 뜰에는 향기로운 꽃이 피고 있는데 비교되는 거울 정치얘기 하다가 코로나19 횡포(?)에 자유롭지 못한 인간의 무력함까지 수다를 떨었다 미장원에 오면 퍼머하는 것도 있지만 그동안 귀막고 입닫고 살아온 세상 소식을 듣는다 맞는 얘기인지 틀린 말인지는 중요하지 않는 우리네 소식들 한사람이 들어오자 나는 미장원을 나왔다 ..

나의 이야기 2022.02.23

북경 올림픽(Beijing)

중국 북경에서 열리고 있는 동계 올림픽(2022년 2월4일~20일) 연일 기록 경신으로 세계의 눈과 귀를 즐겁게하고 있다 경제대국이 있는가하면 정치 불안정으로 선수들까지 흔들리기도 하는 개발도상국의 선수들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강한 경기는 얼음판 위에서 하는 쇼트트랙과 컬링, 계주, 피겨스케이팅 등 등 북경과 1 시간차이로 밤잠을 설치기도 하지만 메달의 색깔로 웃고 우는 경기를 같이 즐긴다 올림픽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야 할 선수들 그들에게 온갖 악플과 견제는 결례이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경기는 선의의 경쟁과 국가간의 교류 또한 평화를 염원한다 그리고 봄날의 꽃소식처럼 설레임이 있다 종교(제우스)가 곧 국가였던 고대국가들의 정신을 잊지 않으려 애쓰는 올림픽 위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겨울가뭄이 오래 지..

나의 이야기 2022.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