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이 아닌 꽃피는 4월의 마지막 금요일이다 내일이면 떠날것 같은 봄, 비가 내린다 산책길에 눈같이 흩날리던 벚꽃이 진 자리로 어느새 붉은 철쭉이 비바람에 흔들리네 조용하게 내리는 봄비가 아니라 여름날 폭풍우처럼 세차게 내린다 창을 흔들면서 몸부림치는 바람의 언어들 꽃의 말은 들리지도 않는구나 봄날은 그렇게 빛나는 청춘을 두고 떠나네 내 엄마의 일생이 막다른 길에 서서 수술을 할 것인가 시술을 할 것인가 고민하는 날 비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다 입, 퇴원을 반복하는 날이 많아지면 하늘로 가는 길이 가까워지는건 아닐까 병원 침대에 누워서 무슨 생각을 할까 먼저 떠난 남편 얼굴 잊지 않은지도 궁금하다 아무튼 시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소원한다 오후에는 비가 멈추겠지.